1분 뛰면 수명 5분? 세계 최대 운동 연구가 몸속에서 찾아낸 것

운동할 시간이 없다는 말은 대부분 사실입니다. 다만 그 1분이 얼마나 남는 장사인지는 한 번 따져 볼 만합니다.

규칙적으로 몸을 움직인 1분은 수명 약 5분으로 돌아온다는 계산이 나와 있습니다. 숨이 차는 강도라면 7~8분까지 늘어납니다. 50만 명이 넘는 사람의 신체 활동 자료를 장기간 추적해 얻은 수치입니다.

숫자만으로는 몸이 움직이지 않습니다. 그 1분 동안 몸속에서 실제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세계 최대 규모의 운동 연구가 처음으로 그 안을 열어 보였습니다.

800마리의 쥐, 19개 조직, 1만 7천 개의 분자

800마리의 쥐, 19개 조직, 1만 7천 개의 분자

미국 국립보건원이 지원한 MoTrPAC 프로젝트는 이름부터 목적이 분명합니다. 신체 활동의 분자적 변환기 컨소시엄. 운동이 몸 안에서 어떤 신호로 바뀌는지를 추적하는 연구입니다. 스탠퍼드대 유안 애슐리 교수를 비롯해 36명의 수석 연구원이 참여했습니다.

연구진은 800마리가 넘는 쥐에게 몇 주 동안 정해진 지구력 운동을 시켰습니다. 같은 환경에 두되 달리지 않는 대조군을 따로 두어, 운동 자체의 효과만 걸러냈습니다.

분석 규모가 큽니다. 19개 주요 조직에서 9,500개가 넘는 유전체·단백질 분석을 했고, 혈액과 근육, 심장과 간은 물론 뇌와 뼈, 소장에 이르기까지 약 1만 7천 개의 분자가 운동에 반응해 움직였습니다.

애슐리 교수는 정기적으로 운동하면 생명체가 말 그대로 다른 존재로 바뀐다고 표현했습니다. 근육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힘든 만큼 튼튼해지는 이유

힘든 만큼 튼튼해지는 이유

생물학적으로 운동은 몸이 받는 스트레스입니다. 숨이 차고, 심장이 빨리 뛰고, 근육 세포막에는 미세한 손상이 생깁니다.

이 정도의 가벼운 자극이 규칙적으로 반복되면 몸은 더 큰 부담에 대비해 방어선을 미리 세웁니다. 세포 차원에서 스트레스에 견디는 힘을 기르는 셈입니다. 이런 원리를 호르메시스라고 부릅니다.

MoTrPAC 분석에서 두드러진 것 하나가 열충격 단백질이었습니다. 세포 안에서 모양이 잘못 접힌 단백질을 다시 정리하고, 손상이 심한 찌꺼기는 처리 경로로 보냅니다. 운동량이 늘수록 이 단백질이 여러 장기에서 함께 늘어났습니다.

의외의 장기도 있었습니다. 스트레스 호르몬을 담당하는 부신이 분자 변화가 가장 컸던 장기 축에 들었습니다.

남성과 여성은 다르게 반응한다

연구진은 아무 정보도 주지 않은 채 분자 데이터만으로 조직을 분류하는 모델을 돌려 봤습니다. 컴퓨터는 곧바로 암컷과 수컷을 완전히 갈라 놓았습니다. 애슐리 교수는 서로 다른 두 종의 데이터를 보는 것 같았다고 했습니다.

차이가 가장 컸던 곳은 백색 지방입니다. 지방은 에너지를 쌓아 두기만 하는 주머니가 아니라 호르몬을 내보내는 활성 조직인데, 운동 전후로 켜지는 경로가 성별에 따라 달랐습니다.

같은 시간, 같은 종류의 운동을 해도 몸이 받아들이는 신호는 같지 않을 수 있습니다. 앞으로 운동 처방이 성별을 따로 봐야 하는 이유입니다.

근육이 보내는 신호, 소장이 받는 신호

운동을 시작한 근육은 가만히 힘만 쓰는 덩어리가 아닙니다. 여러 물질을 혈관으로 내보내는데, 연구자들은 이를 엑서카인이라 부릅니다. 이 물질들이 혈관을 돌며 심장과 간, 뇌에 각자 할 일을 알립니다.

소장의 변화도 눈에 띕니다. 1~2주 정도의 짧은 운동만으로도 소장 벽 안쪽의 면역 관련 유전자들이 함께 켜졌습니다. 소장은 체내 면역 세포가 가장 많이 모여 있는 곳입니다.

연구진은 질병 상태의 분자 신호망과 운동한 개체의 신호망을 겹쳐 봤습니다. 지방간이나 제2형 당뇨병에서 나타나는 경로와 정반대 방향을 가리켰습니다. 운동을 알약 하나로 대신하기 어렵다고 보는 근거가 여기 있습니다.

운동 부족보다 앉아 있는 시간

운동 부족보다 앉아 있는 시간

오래 앉아 지내는 직장인을 13년간 추적한 연구에서, 전체 사망 위험은 16%, 심혈관 질환 사망 위험은 34% 높게 나타났습니다.

반대 방향을 보여 준 오래된 기록도 있습니다. 1950년대 제리 모리스 박사의 런던 이층 버스 연구입니다. 하루 종일 앉아 운전하던 기사와 계단을 오르내리며 차표를 검사하던 안내원을 비교했더니, 안내원 쪽의 심혈관 질환 사망 위험이 절반 가까이 낮았습니다.

따로 시간을 낸 운동이 아니었습니다. 하루 동안 쌓인 걷기와 짧은 계단 오르내리기가 만든 차이입니다.

기분에도 남는 변화

기분에도 남는 변화

218개 임상시험, 1만 4천 명이 넘는 우울증 환자 자료를 모은 메타분석이 있습니다. 걷기와 조깅, 춤, 맨몸 근력 운동의 우울감 개선 정도가 항우울제와 견줄 만했습니다.

이 결과가 약을 끊어도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복용 중인 약이 있다면 임의로 조정하지 말고 담당 의사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운동은 대체가 아니라 함께 얹는 쪽에 가깝습니다.

93세에 세계 챔피언이 된 사람

93세에 세계 챔피언이 된 사람

리처드 모르간은 70세 이전까지 규칙적인 운동을 해 본 적이 없었습니다. 70대 초반에 실내 조정 기구를 잡은 뒤로 하루 평균 40분씩 노를 저었고, 주 2회 가벼운 근력 운동을 곁들였습니다.

93세인 지금 실내 조정 세계 선수권 대회에서 네 번 우승했습니다. 아일랜드 리머릭대 연구팀의 분석에서 체중의 약 80%가 근육, 지방은 15% 수준이었고, 최대 산소 섭취량은 훨씬 젊은 나이대와 견줄 만했습니다.

한 사람의 사례를 모두에게 그대로 옮길 수는 없습니다. 다만 50세 이후 근육량이 해마다 2%씩 줄어드는 흐름 앞에서, 시작하기에 늦은 나이는 없다는 근거는 됩니다.

오늘 해 볼 것

오늘 해 볼 것
  • 30초 앉았다 일어나기: 손을 쓰지 않고 의자에서 몇 번 일어나는지 셉니다. 65세 이상이 30초에 11~12회 이상이면 하체 근력은 무난한 편입니다.
  • 눈 뜨고 외발 서기: 60세 이상은 30초, 40~50대는 45초가 기준입니다. 흔들림 없이 버텨야 합니다. 10초를 넘기지 못한다면 균형 기능을 한 번 확인해 보십시오.
  • 한 시간에 한 번 일어나기: 자리에서 일어나 몇 분 걷는 것만으로 앉아 있는 시간이 끊깁니다.
  • 계단 한 층: 버스 안내원의 하루가 그랬듯, 짧은 오르막이 쌓입니다.

심장 질환이나 관절 문제로 치료받고 있다면 강도를 올리기 전에 담당 의사와 상의하십시오. 운동 중 어지럼이나 가슴 통증이 있으면 그 자리에서 멈추는 것이 먼저입니다.

1분이 5분으로 돌아온다는 계산은 오늘 한 시간을 통째로 비우라는 말이 아닙니다. 지금 앉은 자리에서 일어나면 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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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참살이 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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