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불안, 체질마다 흔들리는 자리가 다릅니다

아이 불안을 키우는 부모의 행동을 여덟 가지니 열 가지니 정리한 글이 요즘 많이 돌아다닙니다. 다그치지 마라, 비교하지 마라, 대신 해주지 마라. 읽어 보면 틀린 말은 별로 없습니다. 그런데 그 목록에는 빠진 것이 하나 있습니다. 같은 행동이 아이마다 다른 자리에 박힌다는 것입니다. 같은 말을 들어도 첫째는 웃어넘기고 둘째는 그 한마디를 몇 달씩 품습니다. 그래서 목록을 다 지켜도 우리 아이가 왜 힘들어하는지는 여전히 모릅니다.

음식이 아니라 사람이 다릅니다

음식이 아니라 사람이 다릅니다

주변을 둘러보면 늘 확인되는 것이 있습니다. 같은 것을 먹어도 어떤 사람은 속이 편하고 어떤 사람은 더부룩합니다. 음식이 아니라 사람이 다른 겁니다. 남에게 좋았다는 방법이 나에게는 안 맞는 경우도 흔히 봅니다.

사상체질에서는 사람마다 장기의 대소가 다르다고 봅니다. 크기가 아니라 강약이라는 뜻입니다. 어느 쪽이 튼튼하고 어느 쪽이 먼저 지치는지가 사람마다 정해져 있다고 봅니다. 몸만 그런 것이 아닙니다. 무엇을 견디기 힘들어하는지, 어디서 마음이 흔들리는지도 사람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아이 불안은 감정보다 몸으로 먼저 나옵니다

child lying in bed unwell

어른은 불안을 감정으로 알아차립니다. 아이는 다릅니다. 배가 아프다고 하고 머리가 아프다고 합니다. 잠들기 힘들어하고 자다 깨고 밥을 안 먹습니다. 검사를 받아도 아무 이상이 없다는 말을 듣습니다.

어른도 비슷한 자리가 있습니다. 가슴이 답답하고 목에 뭐가 걸린 것 같다는 분은 마음 쪽을 먼저 봐야 할 때가 많습니다. 참는 것이 미덕이라고 배운 분일수록 몸으로 나옵니다. 아이는 참는 법을 아직 배우지 않았으니 더 빨리 몸으로 나옵니다.

그래서 불안한 아이는 표정보다 몸을 보셔야 합니다. 밥과 잠과 배, 이 셋 중에 둘이 같이 흔들리면 한 번 살펴보실 때입니다. 다만 이 상태가 오래 이어지면 혼자 판단하지 마시고 진료를 받아 보시기를 권합니다.

태음인 아이 — 기준이 흔들릴 때

quiet child sitting alone

태음인 아이는 대체로 순합니다. 먹는 것으로 속을 썩이는 일이 드물고 체력도 든든한 편이라 부모가 안심합니다.

이 아이를 흔드는 것은 야단이 아니라 일관성이 없는 것입니다. 같은 잘못인데 어제는 그냥 넘어갔고 오늘은 크게 혼납니다. 아이 쪽에서 보면 기준이 사라진 셈입니다. 태음인 아이는 감정을 그 자리에서 꺼내지 않고 쌓아둡니다. 한참 뒤에야 지난번에도 그랬는데 왜 또 그러느냐며 울먹입니다. 여기서 그게 뭐가 그리 대단하냐고 받아치면 그다음부터는 입을 닫습니다.

소양인 아이 — 끝을 못 봤을 때

energetic child running outdoors

소양인 아이는 활발하고 눈치가 빠르고 배우는 속도도 빠릅니다. 키우기 쉬워 보이는 아이입니다.

이 아이를 흔드는 것은 끝을 못 본 경험이 쌓이는 것입니다. 새로운 것에 크게 반응하지만 익숙해지면 빠르게 흥미를 잃습니다. 그때 부모가 다른 것을 시켜 주면 아이는 매번 새로 시작했다가 매번 중간에서 그만둡니다. 그러다 보면 무언가를 끝까지 해낸 기억이 하나도 남지 않습니다. 겉으로는 자신만만한데 속에는 확신이 없는 상태, 그 어긋남이 이 아이의 불안입니다.

소음인 아이 — 이해가 안 된 채 해야 할 때

curious child asking question

소음인 아이를 둔 부모의 이야기는 대개 두 가지입니다. 밥을 잘 안 먹는다, 그리고 질문이 너무 많다.

소음인은 납득이 되어야 움직입니다. 질문이 많은 게 아니라 납득이 필요한 겁니다. 그런데 끝없는 질문에 지친 부모가 그런 건 몰라도 된다고 잘라 버리면, 이 아이는 이해가 안 된 채로 해야 하는 상태에 놓입니다. 왜 하는지 모르니 언제 틀릴지도 모릅니다. 그 긴장이 불안입니다. 소음인 아이는 소화 쪽이 약한 편이라 마음이 불편하면 곧바로 밥으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태양인 아이 — 알아봐 주는 사람이 없을 때

child observing nature closely

태양인 아이는 아주 드뭅니다. 사회적인 발달은 또래보다 느린데 관찰하고 따라 하는 능력이 놀랍습니다. 몇 번 보고 그대로 흉내 내는 아이가 있다면 이쪽일 수 있습니다.

잘하는 것은 학교에서 쳐주지 않습니다. 반대로 학교에서 쳐주는 것은 이 아이가 어려워합니다. 알아봐 주는 사람이 없을 때 성취 동기가 사라지고 발달도 함께 멈춥니다.

우리 아이는 어느 쪽인가 — 아기 때의 신호

newborn baby sleeping crib

한 번 보고 정하는 것이 아닙니다. 생활 속에서 되풀이되는 것을 몇 달 모아 읽습니다.

  • 태음인 — 잘 먹고 잘 쌌지만 첫 삼 주가 힘들었습니다. 낮과 밤이 뒤바뀌었다가 환경에 익숙해지면 순해집니다. 땀이 많아 자고 나면 머리칼이 축축합니다.
  • 소양인 — 첫 삼 주는 편했는데 그 뒤부터 잠이 옅어집니다. 작은 소리에도 깨고 낯을 거의 안 가립니다. 장난감은 금방 싫증을 냅니다.
  • 소음인 — 무른 변을 자주 봅니다. 대신 한번 잠들면 깊이 자고 아침잠이 많습니다. 블록을 주면 자기 방식대로 차분히 만듭니다.

네 체질에 공통으로 통하는 하나

parent tying child shoelaces

체질과 상관없이 모든 아이에게 통하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대신 해주는 손길입니다.

신발을 꼼지락거리는 아이를 기다리지 못해 신겨 줍니다. 숙제를 붙잡고 있으면 답을 알려 줍니다. 그때마다 아이는 이건 내가 감당할 수 없는 일이라고 배웁니다. 혼자 해낸 경험이 쌓인 아이는 처음 보는 일 앞에서 덜 흔들리고, 대신 해준 경험이 쌓인 아이는 매번 흔들립니다.

다만 손을 떼는 방법은 체질마다 다릅니다. 태음인 아이는 느려도 기다려 주면 되고, 소양인 아이는 마칠 때까지 옆에 있어 주어야 하고, 소음인 아이는 왜 하는지를 먼저 알려 주면 혼자 갑니다.

오늘 저녁부터 해보실 수 있는 것

  1. 기준을 하나만 정하고 지킵니다. 열 가지 규칙보다 지켜지는 한 가지가 도움이 됩니다.
  2. 지금 붙잡고 있는 것 하나는 끝을 보게 합니다. 잘하지 않아도 됩니다. 끝냈다는 경험이면 됩니다.
  3. 오늘 하루 몰라도 된다는 말을 쓰지 않습니다. 모르시면 같이 찾아보자고 하시면 됩니다.
  4. 삼십 초를 더 기다립니다. 아이가 스스로 하려는 것을 기다리는 시간입니다.

넷 다 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좋다는 것을 많이 할수록 좋다고 여기기 쉬운데 육아는 특히 그렇지 않습니다. 한 가지를 두 주만 지켜 보시면 됩니다.

아이 불안을 다룰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잘못한 행동을 찾는 일이 아닙니다. 우리 아이가 어디서 흔들리는 아이인지를 아는 것입니다. 목록은 남의 아이 이야기이고, 우리 아이 이야기는 오래 지켜본 부모만 쓸 수 있습니다.

좀더 자세히 알고 싶은 분은 아래 유투버 동영상을 참조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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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참살이 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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