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 결과지에는 아무 이상이 없는데 몸은 계속 불편하다면, 기능의학이라는 말을 한 번쯤 들어보셨을 겁니다. 기능의학은 특정 검사 이름도 치료법도 아닙니다. 증상보다 그 사람의 몸이 어디서 먼저 지치는지를 따져 보는 관점입니다. 관점이라서 어디서 받느냐에 따라 내용도 비용도 크게 달라집니다.
그래서 검사를 알아보기 전에 확인할 것이 몇 가지 있습니다. 주변에서 이 이야기를 가장 많이 하시는 분들이 누구인지도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검사에 이상이 없다는 말의 뜻

여기저기 다녀 봤는데 원인을 모르겠다고 하시는 분들이 꽤 오십니다. 검사에는 아무 이상이 없다는데 나는 불편하다는 말씀도 자주 듣습니다.
검사에서 정상이라는 말은 대개 질병으로 진단할 기준선을 넘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아무 문제가 없다는 뜻과는 다릅니다. 기준선 아래에도 넓은 구간이 있고, 불편함은 대개 그 구간에서 생깁니다.
검사에서 정상이면 아무 문제가 없다고 여기시는 분이 많습니다. 그러다 파스나 진통제로 버티다가 늦게 오시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기능의학이 파고드는 지점이 바로 여기입니다. 병이라고 부르기 전 단계의 기능 저하를 보자는 것이죠.
기능의학이 실제로 보는 것

기능의학은 증상 하나하나를 따로 다루기보다 그 증상들이 왜 한 사람에게 같이 나타나는지를 봅니다. 피로와 소화 불편과 수면 문제가 한 사람에게 겹치는 것을 우연으로 보지 않습니다.
한의학도 오래전부터 비슷한 자리를 봐 왔습니다. 사상체질에서는 사람마다 장기의 대소가 다르다고 봅니다. 크기가 아니라 강약입니다. 어느 장기가 튼튼하고 어느 장기가 먼저 지치는지가 사람마다 정해져 있다는 뜻입니다.
진료실에서 매일 확인하는 것도 이 부분입니다. 같은 것을 먹어도 어떤 분은 속이 편하고 어떤 분은 더부룩합니다. 음식이 아니라 사람이 다릅니다.
땀을 내고 나면 개운하다는 분이 있고 땀을 흘리면 더 처진다는 분이 있습니다. 찬 것을 못 견디는 분과 더운 것을 못 견디는 분도 뚜렷이 갈립니다. 남에게 좋았다는 방법이 나에게는 안 맞는 경우를 늘 봅니다.
용어와 검사 방식은 다르지만, 사람을 나누어 본다는 점에서 기능의학과 한의학의 문제의식은 겹칩니다.
검사 전에 확인할 5가지

기능의학 검사는 종류가 많고 항목도 기관마다 다릅니다. 받기로 마음먹으셨다면 최소한 아래는 확인하십시오.
- 무엇을 알아보려는 검사인가. 항목 이름이 아니라 그 결과로 무엇을 판단하는지 설명을 들으십시오.
- 총비용과 재검 여부. 기능의학 검사는 대부분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처음 비용만이 아니라 이후 재검까지 물어보십시오.
- 결과 뒤에 무엇을 하는가. 결과지만 받고 끝나는지, 이후 관리 계획이 있는지에서 차이가 갈립니다.
- 보충제 판매와 이어지는 구조인가. 검사 결과가 곧바로 특정 제품 구매로 이어진다면 한 번 더 따져 보십시오.
- 지금 증상에 응급 신호가 없는가. 체중이 갑자기 줄거나, 밤에 깰 만큼 아프거나, 없던 증상이 갑자기 생겼다면 원인을 먼저 찾아야 합니다. 이런 경우는 검사 항목을 고르기 전에 진료부터 받으셔야 합니다.
몸에 좋다는 것을 다 챙겨 드시는 분들

기능의학이든 한의학이든, 관점을 오해하면 방향이 엉뚱해집니다.
좋다는 것은 많이 먹을수록 좋다고 여기시는 분이 많습니다. 실제로는 몸에 좋다는 것을 다 챙겨 드시는데 오히려 불편해지는 분이 있습니다.
적게 드셔야 맞는 분과 잘 챙겨 드셔야 하는 분이 따로 있습니다. 운동도 마찬가지여서, 세게 해야 풀리는 분이 있고 살살 해야 하는 분이 있습니다. 갑자기 무리하게 시작했다가 오히려 다쳐서 오시는 경우도 흔합니다.
검사지에 부족하다고 적힌 항목을 모두 채우는 것이 목표가 되면, 정작 내 몸이 어느 쪽으로 기우는지는 놓칩니다. 기능의학의 원래 취지와도 멀어집니다.
한 번에 낫는 방법은 없습니다
한 번에 낫는 방법을 찾으시는 분이 많습니다. 나이 들어서 그렇다는 말을 제일 많이 들으셨다고 하시면서도, 동시에 한 번에 정리되는 답을 기대하십니다.
기능 저하는 대개 오래 쌓여서 생깁니다. 쌓인 시간만큼은 아니어도 어느 정도 시간이 듭니다. 검사 한 번으로 방향은 잡을 수 있지만, 그것이 결과를 대신하지는 않습니다.
나이 탓이라고 미리 포기하실 필요도 없습니다. 회복이 느려진 것을 본인이 먼저 아시는 분들이 많은데, 느려졌다는 것과 안 된다는 것은 다른 이야기입니다.
오늘 해 볼 수 있는 것

검사 예약을 잡기 전에, 돈 들이지 않고 확인할 수 있는 것부터 해 보십시오.
- 증상이 언제 심해지는지 일주일만 적어 보기. 아침에 더 피곤한지 오후에 무너지는지만 구분해도 짚어야 할 곳이 달라집니다.
- 잠의 문제를 나누어 보기. 잠이 안 드는 것과 새벽에 깨는 것은 원인이 다릅니다. 자고 일어나도 개운하지 않은 것은 또 다른 문제입니다.
- 하루에 물을 얼마나 마시는지 세어 보기. 이걸 정확히 아시는 분이 드뭅니다.
- 찬 것을 먹은 뒤와 늦게 먹은 뒤의 몸 상태를 비교해 보기. 저녁을 늦게 드시는 습관이 잠과 소화를 같이 무너뜨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 쉬는 시간이 실제로 있었는지 되짚어 보기. 쉬어도 안 풀린다는 분들 중에는 실제로는 제대로 쉬지 않으신 경우가 많습니다.
이 기록만 있어도 어디서 진료를 받든 이야기가 훨씬 빨라집니다. 기능의학 검사를 받게 되더라도, 어떤 항목이 나에게 필요한지 고르는 데 도움이 됩니다.
증상이 갑자기 심해지거나 평소와 다른 양상이라면, 기록보다 진료가 먼저입니다.
이 글의 일부 사진은 Pexels(https://www.pexels.com)의 무료 소재입니다.
Photo by Arunangshu Banerjee on Pexels (https://www.pexels.com/photo/blood-sugar-measurement-with-glucometer-and-lancing-device-33200678/)
Photo by RDNE Stock project on Pexels (https://www.pexels.com/photo/black-pen-on-white-pad-paper-8580716/)
Photo by ready made on Pexels (https://www.pexels.com/photo/assorted-vitamins-in-different-plates-on-table-3850680/)
Photo by freestocks.org on Pexels (https://www.pexels.com/photo/orange-and-green-pen-on-graphing-notepad-131979/)
글쓴이 참살이 노트
이 글은 건강 정보를 나누기 위한 것이며 개별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증상이 있으시면 가까운 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으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