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환자 뇌에서 나온 미세플라스틱, 정상 뇌와 얼마나 달랐나

치매로 사망한 사람의 뇌에서 인지 장애가 없던 사람보다 많게는 열 배 가까운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습니다. 2025년 2월 국제 학술지 네이처 메디신에 실린 연구 결과입니다.

다만 이 수치가 곧 플라스틱이 치매를 일으켰다는 뜻은 아닙니다. 연구진 자신도 그렇게 말하지 않았습니다.

아래에서는 실제로 어떤 숫자가 나왔는지, 그 숫자를 어디까지 해석할 수 있는지, 그리고 지금 당장 줄여 볼 수 있는 노출은 무엇인지 순서대로 정리했습니다.

뇌는 간이나 신장보다 플라스틱이 더 쌓여 있었다

뇌는 간이나 신장보다 플라스틱이 더 쌓여 있었다

알렉산더 니하트 연구팀은 사망한 사람의 뇌와 간, 신장 조직을 적외선 분광법과 전자현미경으로 분석했습니다.

결과는 상식과 반대였습니다. 독소를 거르고 내보내는 간과 신장보다, 뇌의 미세플라스틱 농도가 7배에서 30배까지 높았습니다.

뇌에는 뇌혈관 장벽이라는 관문이 있습니다. 뇌로 들어가는 혈관 벽이 아주 촘촘하게 짜여 있어서 세균이나 큰 분자가 함부로 통과하지 못하게 막는 구조입니다. 그런데 1마이크로미터보다 훨씬 작은 나노 크기의 조각들은 이 관문을 지나 뇌 조직 안에서 발견됐습니다.

연구팀이 2016년부터 2024년까지의 조직 샘플을 연도별로 비교했더니, 8년 사이 뇌 속 농도가 약 50% 늘어 있었습니다.

치매 환자의 뇌에서 나온 숫자

치매 환자의 뇌에서 나온 숫자

인지 장애가 없던 사람들의 뇌는 조직 1그램당 평균 약 4,917마이크로그램 수준이었습니다.

치매를 앓았던 사람들은 중앙값 기준 26,076마이크로그램. 대략 2배에서 10배 차이입니다.

형태도 눈에 띄었습니다. 동그란 알갱이가 아니라 깨진 유리처럼 뾰족한 파편 모양으로 신경세포 사이에 박혀 있었습니다.

그래서 플라스틱이 치매를 일으킨 걸까

여기서 멈춰야 합니다. 두 가지가 함께 관찰됐다는 것과, 하나가 다른 하나를 일으켰다는 것은 다릅니다.

순서가 반대일 가능성도 남아 있습니다. 치매가 진행되면 뇌가 위축되고, 노폐물을 밖으로 내보내는 기능도 떨어집니다. 그렇다면 이미 들어와 있던 조각들이 빠져나가지 못하고 갇힌 결과일 수도 있습니다.

사망 후 조직을 한 번 들여다본 연구로는 어느 쪽이 먼저인지 가릴 수 없습니다. 둘이 함께 나타났다는 데까지가 이 연구가 말하는 범위입니다.

기억력이나 말이 예전 같지 않다고 느끼신다면, 이런 기사보다 신경과 진료가 먼저입니다. 원인은 훨씬 다양하고, 그중에는 조절할 수 있는 것도 있습니다.

혈관 쪽에서는 좀 더 구체적인 그림이 나왔다

혈관 쪽에서는 좀 더 구체적인 그림이 나왔다

2025년 1월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실린 하이펑 황 연구팀의 쥐 실험은 혈관 안에서 벌어지는 일을 직접 촬영했습니다.

입자를 주입하자 중성구가 반응했습니다. 세균을 삼켜 처리하는 백혈구인데, 플라스틱은 소화되지 않습니다. 삼킨 세포가 부풀면서 뇌의 가는 모세혈관을 물리적으로 막았고, 혈류가 멈춘 자리에 혈전이 생겼습니다. 실험 동물에게서는 운동과 인지 이상도 관찰됐습니다.

사람 대상 연구도 있습니다. 2024년 3월 뉴잉글랜드 의학저널에 실린 이탈리아 연구는 경동맥 수술을 받은 환자 257명의 혈관 내 플라크를 분석했는데, 58%에서 폴리에틸렌이, 12%에서 PVC가 검출됐습니다.

약 3년 추적 결과 플라스틱이 검출된 환자군의 심근경색·뇌졸중·사망 위험이 4.5배 높았습니다. 검출된 조직에서는 염증 물질인 TNF-알파와 인터루킨-6 등이 늘어 있었고, 플라크를 감싸 터지지 않게 붙잡아 주는 콜라겐은 줄어 있었습니다.

이 역시 관찰 연구입니다. 다만 쥐 실험에서 본 기전과 방향이 어긋나지 않는다는 점은 눈여겨볼 만합니다.

우리는 이걸 어디서 삼키고 있나

우리는 이걸 어디서 삼키고 있나

한 정밀 분석에서 시판 생수 1리터에 약 24만 개의 플라스틱 입자가 세어졌습니다. 그중 90% 이상이 눈에 보이지 않는 나노 크기였습니다.

1950년대에 연간 200만 톤이던 세계 플라스틱 생산량은 지금 4억 톤을 넘었습니다. 그중 약 40%가 한 번 쓰고 버리는 제품.

식품도 예외가 아닙니다. 소비자 보고서가 2024년 가공식품 85개의 프탈레이트를 측정했습니다. 프탈레이트는 딱딱한 플라스틱을 말랑하게 만드는 첨가제로, 호르몬 작용을 교란할 수 있다는 이유로 주시되는 물질입니다.

1위는 뜻밖에도 유기농 치즈 라비올리였습니다. 1회 제공량당 53,579나노그램. 패스트푸드 치킨너겟이 33,980나노그램으로 뒤를 이었습니다.

원재료가 유기농이어도, 가공과 포장 단계에서 플라스틱과 닿는 공정은 그대로라는 뜻입니다.

오늘 줄여 볼 수 있는 것

오늘 줄여 볼 수 있는 것

아래 습관이 치매를 막아 준다는 근거는 아직 없습니다. 다만 몸에 들어오는 양 자체를 줄이는 쪽으로는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 뜨거운 것과 플라스틱을 붙이지 않기. 배달 용기째 전자레인지에 돌리거나 뜨거운 음료를 일회용 컵에 오래 두는 습관부터. 유리나 도자기로 옮겨 담고 데우는 편이 낫습니다.
  • 물병과 텀블러를 유리나 스테인리스로. 페트병은 유통 과정의 온도 변화와 마찰만으로도 입자가 떨어져 나온다고 전해집니다.
  • 집먼지 관리. 합성섬유 옷, 카펫, 인조가죽 가구가 마찰하며 떨어뜨린 입자가 먼지에 섞입니다. 환기와 물걸레 청소가 실질적인 차단 수단입니다.
  • 잠과 움직임. 깊은 잠에 들면 뇌척수액이 뇌 사이사이를 훑어 노폐물을 씻어내는 글림패틱 시스템이 작동합니다. 규칙적인 수면과 신체 활동이 이 청소 기능이 제대로 돌아가는 조건입니다.

뇌 안에서 미세플라스틱이 나왔고, 치매가 있던 뇌에서 훨씬 많이 나왔습니다. 인과는 아직 열려 있습니다.

결론이 나오길 기다리는 동안 할 수 있는 일은 노출을 줄이는 것이고, 다행히 그 대부분은 부엌에서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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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참살이 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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